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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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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창가로 비춰진 아침햇살이 따사로웠다
가늘고 기다란 빛으로
창가에 놓여진 화분은 햇볕에 흠뻑 적셔진 모습이었다.
아... 가을이 오고 있나보다..
조금씩 찬 기운이 돌고 있고, 햇빛이 따뜻해지는 걸 보니...
여름은 끝나고 있었다.
여느 때처럼 같은 계절의 반복이지만,
올 가을은
이른 아침에 비춰진 햇빛에 의지하는 화분처럼
마음이 따뜻해진다.
누군가 내가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어깨가 있어 서리라.
그 등받이가 있어서 아마도 이 계절이 스산하지 않으리라.
.....
오늘 오후
텅 빈 운동장과
맑은 하늘과
깊은 속을 호흡하며 들이킬 때
내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나의 머릿속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듯한
상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주님의 이름을 호흡했을 때
나를 씻어 주었던 그 이름처럼..
오늘 들이킨 바람으로 나를 씻어버렸다.
주여...
당신께로 들이킵니다.
바람으로 오셔서 저를 씻어주시고
맑은 하늘로 오셔서 저를 순수하게 하소서
텅 빈 운동장처럼... 주여,
세상의 아무것도 담지 않게 하시고
오직 내안에 그리스도만으로 채워주소서.
간간히 당신을 잊을 때 주여,
바람처럼 소리 없이 저를 방문 하소서
저를 스치는 당신의 손길을 그냥 지나치지 않게 하시고 주여,
그 손길에 입 맞추게 하소서
청아한 이 계절처럼 주여,
저도 당신을 닮고 싶습니다.
아무것도 갖지 않고 보지 않으며 오직...
주님만을 내안에 담고 하루하루 의지하며 살고 싶습니다.
오늘따라
길가에 놓여진 작은 풀섶에 시선이 머물렀다.
언젠가 어렸을 때 꺽어 불었던 풀피리였으리라.
주여...
한포기 풀잎도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는 주님,
그래서 저도 주님을 놓지 않겠습니다.
그런 주님이 제겐
너무 감사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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