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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g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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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편곡에서의 완성은 비움 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어리적의 사진을 보면 수십년이 지났는데도 아름다운것은 꾸밈이없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조금 세월이 흘러 20대가되고 나면 한참 가꾸기 시작하죠.
그런데 지금 그 사진을 보면 촌스럽기 그지없죠.
이렇듯 뭔가 꾸미면 꾸밀수록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촌스러워지기 마련입니다.
음악도 마찬가지가 아닌듯 싶습니다.
젊었던 시절 아무것도 모르고 무조건 화려하게만 채워왔던 음악들.......
무식하니까 용감하다고 해야하나........
이제 40을 넘어 50을 바라보는 나이가되니 이제 비움의 아름다움을 조금은 알듯 합니다.
더하기가 아닌 빼기를........
주인공이 아닌 빛나는 조연으로서의 양보를.......
그런 의미로 저번의 빈잔 편곡은 조금 과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번 여러분의 컨셉은 비움 입니다.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여백의 미 이듯이.......
공간을 비움으로서 단 한곳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죠.
그 텅빈 공간안에 오로지 임재범의 목소리 만으로 채워가는거죠.(그는 그럴만한 가수니까....)
그 다음에 이어지는 음악반주들의 합세는 그를 응원하기위한 음악적 최소한의 장치일뿐
그누구도 그의 노래를 방해하지 않토록 철저히 힘을 뺏습니다.
그리고 후반부에 등장하는 "헤리티지"의 백 코러스는 임재범 그가 마지막으로 표현하고자하는 자유의 공간을 넓혀주는 역활을 담당했죠.
결국 끝을향해 달려가던 밴드의 반주들은 마지막 그의 목소리여운만을 남겨두고 모두 퇴장.......
혼자 남은 피아노는 처음 시작을 얘기했듯 이 음악의 막을 내립니다.
이것이 "여러분"편곡을 통해서 제가 대중과 소통하고자 하는 의도입니다.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해볼까요?
비하인드
일단 연습은 밴드연습 2번 재범씨 두번 ..... 4번 맞춰보고 끝났습니다.
모두가 만족한것 같아서 이제 집에 가자고 했죠.
전부들 의아한 표정들을 짓길래 제가 재범씨에게 물었죠 "어디 노래하는데 불편한거 있으세요?" 그의 대답 "아뇨?"
"세션분들 어디 이상한데 있으세요?" "아뇨?"
"그럼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모두들 수고 하셨습니다."
비하인드 2
윤복희 선생님께서 우연히 전화가 오셨죠(그분은 이때까지도 이사실을 몰랐죠)
"선생님 혹시 임재범이란 가수 아세요?"(이분 티브이를 않보심)
"어? 그친구 알지 알지~"
"어떻게 아세요?"
"그친구가 빈잔을 부른걸 봤어~"
"어떻게요?"
"인터넷에서"(이분 인터넷은 날라 다니심....거의 피터펜처럼....)
"어떠셨어요?"
"아~ 노래 잘하대~ 어디있다 인제 나타났데.....편곡도 아주 좋았고~"
"그거 제가 편곡했는데요?"
"그래? 역쉬~ 역쉬~ 잘했어~"
"선생님 더 재미있는 일이 있는데......."
"뭐야?"
"다음주에 그친구가 "여러분"을 불러요~"
"뭐~어~ 야~ 그거 정말 죽~이겠다. 편곡을 어떻게 했어?"
"가스펠 처럼요~"
"그렇지 내가 원래 그곡을 말야~ ㅉㄸㄲㅉㅇ..ㄴㅇㄴㄹㄴㄹ....ㄴㅇㄹㄴㅇㄻㄴㅇㄹㄹ>ㄻㄴㅇㄴㅁㅆㄸㄲㅌ......ㄴㅇ로ㅓ
이렇게 5분쯤 강의 듣고
"선생님 나가수에 나가보실래요? 제가 편곡 쥑이게 해드릴께요~"
"야 미쳤냐 미쳤어~ 난 가수 아냐~"
"에이 그럼뭐에요?"
"나? 음 ~ 배우지 뮤직컬 배우"
난 전화를 끊고서 혼자 우두커니 비오는 창밖을 바라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이분의 공연을 과연 나가수에서 볼수있을까?
경연이 아닌 특별 게스트로 모셔서........
하신다고 하면 정말 내가 쥑~이게 편곡 해 드릴텐데..........
출처 : hakwanghoon 하광훈 http://blog.daum.net/hakwang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