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민들레 꽃씨마냥
한 줌 바람마냥
하나님이 된다는게 좋아
새로워진다는 게 좋아
하늘에 속한다는 게 좋아
풀풀 날리기만 하는데
입안에 뱅뱅도는
껄끄런 보리 알갱이 같기도 한 나는
절구통 안에서
이리 저리 찧이면서도
이리 튀고
저리 튀면서
일없이 괴롭기만하다.
껍질이 벗겨지고
가루가 되며
그리곤
풀풀 먼지 날리는 다른 가루랑 섞어
치대고
뭉치고
찰지게 두드려 댄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나는 나를
그리고 나와 같은 우리를
여전히 볼 수가 없다.
나같기도 하고
다른 사람같기도 한
나는 내가 낯설다.